2024년 3월, 넷플릭스가 공개한 10부작 드라마 은 "사람이 닭강정 한 조각으로 변한다"는 설정 하나로 전 세계 시청자를 당혹과 폭소 사이 어딘가로 밀어 넣었습니다. 처음 썸네일을 봤을 때 솔직히 반신반의했습니다. 그런데 첫 화 재생 버튼을 누르고 30분 뒤, 저는 이미 다음 편을 클릭하고 있었습니다. 이병헌 감독이 선택한 B급 문법, 그 계산된 황당함의 원작은 박지독 작가의 동명 네이버 웹툰입니다. 웹툰 원작 드라마화(IP 드라마)는 최근 OTT 시장에서 가장 빈번하게 시도되는 제작 방식인데, 여기서 IP 드라마란 기존에 팬층이 형성된 지식재산권(Intellectual Property)을 영상 콘텐츠로 전환하는 것을 말합니다. 문제는 원작의 '병맛' 감성, 즉 의도적으로 맥락 없고 황당한 개그 코드..
마약 카르텔의 돈 가방을 줍는 평범한 대학교수 이야기, 뻔하다고 생각하셨나요?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1화 첫 장면이 시작된 지 10분도 안 돼 그 생각이 완전히 박살났습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은 2022년 8월 공개된 10부작 한국형 하드보일드 누아르로, 무기력했던 제 주말을 새벽까지 소파에 굳혀 놓은 작품입니다. 뻔한 범죄 소동극인 줄 알았는데 — 작품 배경과 제가 정주행한 이유유난히 빡빡했던 평일이 지나고 찾아온 무기력한 주말 오후였습니다. 머릿속을 꽉 채운 걱정들을 강제로 꺼두고 싶어서 넷플릭스를 열었고, '교수가 돈 가방 줍는 이야기니까 가볍게 보다 자면 되겠다'는 생각으로 을 골랐습니다. 그 가벼운 판단이 얼마나 틀렸는지는, 새벽녘에 10화 엔딩 크레딧을 멍하니 바라보고 나서야 실감했습니다..
공개 직후 넷플릭스 글로벌 탑 10 TV(비영어) 부문 전 세계 1위를 기록한 드라마가 있습니다. 2023년 5월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입니다. 저도 처음엔 '주말 킬링타임용'으로 가볍게 켰다가, 첫 화 트럭 추격 씬에서 완전히 당했습니다. 6화를 논스톱으로 달려 새벽에 불을 켰을 때, 제 방 안의 공기가 유독 포근하게 느껴지던 그 감각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글로벌 1위를 만든 것들 — 세계관과 비주얼의 설계는 혜성 충돌 이후 한반도가 거대한 사막으로 변한 2071년을 배경으로 합니다. 살아남은 인류 1%는 정보 칩 등급에 따라 코어구역·특별구역·일반구역으로 철저히 분리되고,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난민들은 굶주림과 산소 부족 속에 내던져져 있습니다. 이 설정만 놓고 보면 전형적인 포스트 아포칼..
"복수극은 결국 다 똑같다"고 생각하셨다면, 이 드라마가 그 생각을 정면으로 흔들어 놓을 겁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는 2022년 7월 공개 직후 글로벌 TV쇼 비영어 부문 전 세계 2위까지 오른 8부작 풍자 누아르 복수극입니다. 저도 처음엔 "가볍게 한두 편만"이라고 생각했는데, 결국 새벽까지 소파에서 한 발짝도 못 떼고 완결을 찍었습니다. 자본주의 풍자 복수극, 뭐가 다른가이 드라마를 단순한 막장 복수극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솔직히 저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직접 보고 나니 좀 달랐습니다. 의 배경은 최상위 자산가들만 가입할 수 있는 결혼정보회사 '렉스(REX)'입니다. 렉스에서는 회원을 자산, 학벌, 외모에 따라 '블랙', '골드' 등급으로 분류합니다. 여기서 등급제(Tier ..
넷플릭스 오리지널 는 2022년 5월 공개 직후 글로벌 TV쇼 비영어 부문 전 세계 4위에 오른 6부작 판타지 뮤지컬 드라마입니다. 하일권 작가의 동명 웹툰이 원작이고, 김성윤 감독이 연출을 맡았습니다. 저도 처음엔 '뮤지컬 형식이면 좀 오글거리지 않을까' 반신반의하며 틀었는데, 첫 화가 끝날 때쯤 이미 다음 화 재생 버튼을 누르고 있었습니다. 판타지 뮤지컬 드라마라는 포맷,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가이 드라마를 설명할 때 빠지지 않는 단어가 '미장센(mise-en-scène)'입니다. 여기서 미장센이란 화면에 담기는 모든 시각적 요소, 즉 조명·배경·인물 배치·색감까지 의도적으로 설계하는 연출 방식을 의미합니다. 감독은 낡은 아스팔트와 형광등이 깜빡이는 편의점처럼 차갑고 건조한 현실의 공간을, 리을이 손..
넷플릭스 오리지널 는 공개 직후 넷플릭스 글로벌 비영어권 TV 부문 1위에 오른 작품입니다. 솔직히 처음엔 '옛날 제주도 배경 드라마'라는 선입견 때문에 기대를 낮췄는데, 첫 화를 켠 순간 그 생각은 완전히 틀렸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시대극이라서 낡을 거라는 예상, 완전히 빗나갔습니다일반적으로 1950년대를 배경으로 한 시대극이라고 하면 진부한 신파와 과장된 감정선이 먼저 떠오릅니다. 저도 그 선입견을 갖고 재생 버튼을 눌렀는데, 제 경험상 이건 완전히 달랐습니다.이 작품의 연출을 맡은 김원석 감독은 와 을 통해 이미 '감정 절제의 미학'을 증명한 인물입니다. 여기서 감정 절제의 미학이란, 직접적인 대사나 음악으로 감동을 강요하는 대신 인물의 표정과 행동 하나하나를 타이트하게 포착하여 시청자 스스로 감정..